집에 스캐너가 없는 것은 아니다.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프린터/스캐너가 한 기계에 있는 복합기가 한 대 있고 노력/열정/시간 그리고 돈을 태워가면서 즐기던 필름사진을 즐기던 시기에 구입했던 중형필름 스캔이 가능한 평판 스캐너도 한 대 있다. 그런데 문서 스캐너를 하나 더 구입을 했고 오늘 받아서 사용해봤다.
집 구매 후 어디에선가 지속적으로 날아오는 서류들.. 계약 관련, 세금 관련 서류들이 쉼없이 도착을 하는데 재미있게도 종이의 규격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;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평판 스캐너가 US Letter 사이즈까지는 커버가 되는데 US Legal 이 사이즈가 중간에 끼어있거나 그것 보다도 더 긴 문서 역시 종종 만나게 되는 상황에서 이 서류들을 제대로 스캔을 하기 위해서는 자동급지가 가능한 그리고 길이가 적어도 US Legal을 커버할 수 있는 스캐너의 필요성이 시간이 지나면서 높아지고 있었다. 그러나 어떤 브랜드의 어떠한 모델을 사야하는 것인지.. 가격은 모양은 왜 그리 다 천차만별인지 선택에 고민을 하다 너무 비싸지도 그렇다고 너무 싸지도 않은 좋은 말로 적당한 반대로는 이도저도 아닐 수 있는 모델을 구입했는데 일단 첫 사용 후 느낌은 “왜 빨리 안샀을까” 로 연결이 된다.
책상 한 켠에 이걸 언젠가 어떻게는 해야하는데 라며 모아두었던 수많은 문서들을 하나하나 스캔을 하고 파일들 복사/백업 까지 마무리 하고 나니 이제는 파쇄기에 넣어도 괜찮아진 서류들이 결과물로 남게 되었고 그렇지 않아도 잘 치우지 않아서 정신 없었던 책상에 한 줄이 빛이 내리듯 “공간” 이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함과 동시에 내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해야하는 숙제 하나가 사라져서 가벼운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.
어떠한 일 처리가 문제 없이 잘 진행이 된다라고하면 한국이 미국보다 엄청 빠름. 이건 부정할 수 없고 그 속도감은 그립기까지 할 정도… 그러나 언제나 평가는 돌발/예외상황을 경험하고 난 뒤에 제대로 내릴 수 있는 것. 나에게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일이 그런 느낌이 드는 경우다.
이런저런 사건/사고 끝에 대학원 수업과 그에 관련된 모든 과정을 마쳤다. 중간에 지연된 부분이 있어서 예정보다는 늦게 마무리가 되었지만 그래도 마무리가 되는 상황이였는데… 이 행정처리가 또 한 번의 지연을 불러일으켰다.
필요하다고 하여 제출한 서류들이 누군가의 실수로 누락이 되었고 이미 공지가 된 시간은 지났으며 전화를 통해 문의한 끝에 자신들이 행정처리를 진행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결국 제대로 진행된 것은 없었고 문제에 대한 업데이트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다음엔 어떠한 행동이 필요한지 설명도 없이 그냥 거기에서 멈춰버렸다. 일이 처음 꼬였을 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가장 나에게는 불리한 상황이라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경우가 발생해버렸다.
미국의 경우 일 처리가 한국과 비교해서는 느린 편이고 서류를 제출하고 난 뒤에 이게 제대로 제출이 되었는지 확인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묘연한 경우도 많지만 일단 제출을 하고 접수가 된 경우라면 해당건에 대해서는 기록을 남겨놓으며 해당 기록정보를 사용자에게 공유하고 그 정보를 통해 모든 기록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기에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문제 발생시 어디에서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를 찾을 수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자원(시간/돈 등)을 찾는데 들어가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.
결국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라는 이야기처럼 특정 위치의 사람에게 계속 압박을 넣는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 말고는 없는 것인지.
집에서 제대로 못나간지 대략 4달 경과 – 회사는 100% 온라인으로 대체 되었고 지금 기준으로는 연말까지 회사에 복귀를 하긴 힘들어 보이는데 회사에서 나오던 점심이 사라지면서 생활의 질이 엄청나게 떨어졌다. 말 그대로 “먹고 사는 일”에 시간과 에너지를 얼마나 많이 써야 하는지를 깨닫고 있는 중
여행 계획을 짤 수 없음 – 이 시국에 무슨 여행은 여행… 이라지만 여행이 거창한게 아니라 근처 쇼핑몰이라도 가던가 아니면 근처 가까운 바다라도 가서 크램차우더라도 먹고 오는 그런 소소한 재미가 사라진 건 당연하지만 시간을 길게 빼고 준비를 해야하는 여행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성립 안되는 상태
팀원을 잃게 생김 – 외국에서 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비자 상태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알 수 있는데 이 질병으로 열었던 사무실도 닫음 + 자국민 우선주의로 비자 처리의 각종 지연이 생기면서 새로 신청한 비자의 처리가 마무리도 되기전에 기존 비자가 만료 직전까지 다가오는 일이 발생. 나름 준비해서 시간 맞춰서 서류에 다 제출을 하면 뭐하나 처리해줄 사람이 없고 할 의지도 없는데..
로컬 뉴스를 찾아보게 됨 – 욕은 하고 싶은데 명분이 잘 안설때 자연스럽게 이뭐병 소리가 절로 나오는 뉴스들을 이유삼아? 세상 한탄 할 수 있음 ㅎ
처음에는 그래 한 두달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했는데 절반 남아있는 2020년도 그닥 희망이 없어보이는게 가장 큰 영향이기도..
이러는 중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2020년 후반에 예정되어있는 이벤트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잘 마무리되도록 하나하나 준비해야지.
그 질병도 한 몫을 하고 있고 의도치 않게 이익도 보고 있고.. 반대로 피해도 보고 있고 그런 상황에 불평을 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사치 일 수도..
다만 누군가에게 길 안내를 해줘야하는 사람의 무관심과 실수로 달리는 선수들이 경로이탈을 해버리게 되었을 때 그 선수는 어떻게 해야하나.. 세상이 내 마음대로 모든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명백한 타인의 잘못이라면 그리고 그 잘못으로 내가 피해를 받게되는 경우라면 하소연 정도는 할 수 있겠지..
시간은 그래도 흐르고 오늘 하루도 마무리가 되어간다. 내일은 오늘보다 많이도 말고 조금만 더 좋은 하루를 만들 수 있기를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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