Archive for 24th February 2013

곡물빵이 주는 교훈

* 그냥 밀가루 빵 보다는 곡물빵이 좋더라.. 라는 식의 건강 이야기는 아님 🙂

* 지난 월요일은 미국의 공식? 휴일.. 대통령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회사가 쉬는 날이었으니 토일월 3일의 연휴.. 뭐할까 뭐할까 고민보다는 마인크래프트를 얼마나 하게 되려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음;

* 먹고 살아야하니 장보고 이것 저것 하고 일요일 밤이 되었는데 몇 달전에 쇼핑갔다가 배고파서 사먹었는데 완전 맛있어서 감동했던 문제의 크랜베리&호두 빵이 먹고 싶어져서 월요일에는 쇼핑몰에가서 구경도 할 겸 빵도 살 겸 해서 나가볼까? 라는 계획을 세웠는데…

* 사실 이 빵이 미국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맛이 나는 빵이 아님.. 달지도 짜지도 그렇다고 느끼하지도 않기에 인기가 있는 빵이 아님..

* 아니나 다를까.. 쇼핑몰에 갔더니 쿠키랑 이것저것 다 사람들이 달라고 하는 와중에 크랜베리&호두는 초라하게(?) 세 덩어리가 진열대에 놓여있는 것을 보고 빵집에서 줄을 서려고 하다가 H&M에서 옷 구경을 먼저하자는 말에.. ‘에혀 그렇지 누가 저걸 사겠음.. ㅎ’ 이러고 H&M으로 발걸음을 옮김.

* 언제나 그러했지만.. 면상위에 터지고 있는 핵(-_-)들과 그에 못지않은 몸에 옷을 대봐야 뭐 마음에 드는게 생기나.. 그냥 나와서 빵이나 사야겠다 라고 하고 빵집에 줄을 섬.

* 누군지 모르지만 빵 한 덩어리는 자취를 감추었고 ‘오호 나만 저걸 먹는게 아니었군! 누군가는 숨은 곳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있었구나!!’ 라고 생각하는 중에 그닥 멀지 않은 내 앞앞에 사람이 나머지 두 덩어리를 주문함…….. 숨은 곳이 아니라 눈 앞에 있었음 orz

* 혹시 진열 안해놓고 만들어 놓은게 있는지 물어봤으나 없음.. 그냥 말 그대로 다 팔린 것임.. 그리고 시작된 멘붕.. (bgm으로는 이승환 – 한 사람을 위한 마음…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~)

* 내가 월요일날 하고 싶어했던건 딱 하나였거든.. ‘저 빵을 사서 먹는거’ 근데 그게 내 눈앞에서 날아간거야.. H&M을 들어갔다 나오는 사이에 내가 그날 세웠던 목표가 무너져버린 것..

* 순간 별 생각이 다 들다가 심지어 그 작은 빵 한덩어리가 그 날 외출의 목표일 수도 있는데 그게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잠깐 집중을 하지 않는다면 그 빵 하나 조차 살 수 없을 수 있다는 현실에 눈을 떠버린거지..

* 지금 무엇인가 기회가 보임??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막고 있는게 있음?? 그 기회를 잡고 싶으면 그리고 그게 손 닿을 곳에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잡아.. 그래야지 잠깐 돌아보거나 조금 뒤에 해야지 하고 미뤄두거나 했을 때 적어도 그거 때문에 놓친 아니면 날아간 기회 때문에 속상해 하고 아쉬워하지는 않을 테니까..

빵 하나 때문에 생긴 일인데 생각보다 많은 깨달음이 있었음.. 마치 원효대사가 해골에 담긴 물을 마신 후 그걸 보고 깨달음을 얻으셨을 때의 느낌이 이런게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 ㅎ